《故乡抒情》视听图书馆是延边图书馆与延边诗朗诵协会联合建设、共同打造,通过线上线下相结合、实体和数字相结合,以一站式服务来满足社会公众不断增长的视听诗歌服务需求,旨在普及公众艺术教育、提升公众艺术品位的阅读推广活动的新形式。特别为朝鲜族群众提供实体视听盘片及数字视听资源欣赏,开展公众艺术教育普及和推广活动。
视听图书馆组织学者、诗人和诗朗诵爱好者为读者提供图书推荐、音乐欣赏、影视资源、有声读物等,进行全面展示和重点推荐,让读者足不出户即可畅享海量优质视听资源。
연변도서관에서 주최하고 연변시랑송협회에서 주관하는 듣는 도서관 – <고향의 서정>은 당의 민족정책의 혜택으로 조선족의 언어와 정서를 공유할수 있는 플랫폼입니다. 2021년 듣는 도서관-<고향서정>은 영상시로 우리문학의 향수를 공유하면서 문화생활에 도움을 주고자 합니다.
산촌의 어머니
김철 시
김동식 랑송
박인석, 사련향 연출
(1)
심산을 쏘다니던
섣달의 눈보라
노그라진 길손인냥
초라한 산채의
봉창을 두드리는
이른새벽-----
타는듯 밝아오는
동녘하늘 우러르며
숭숭한 마음
불길한 예감의
파문을 누르며
산촌의 어머니
사립문을 여는데
어디선가
메아리치는 총소리
개짖는 소리---
소란한 음향속에
느닷없이 뛰여든
사나이 하나----
피흐르는 다리를
질끈 동이고
절망을 헤치며
황망히 뛰여든
사나이 하나---
초조에 타는
그러나 영민한 눈초리
뜨락을 휘익---
한눈에 살피더니
아,----야단났소!
그러면 어머니
짐작도 빨라
(행여 산에 가신
그이나 아닌지?)
허나 그것은
부질없는 생각,
어머니는 알았다
남편 아닌
반가운 사람,
이제---
사나운 밀물마냥
사정없이 덮쳐든 죽음앞에서
더는 생각할
겨를도 없거니
무덤도 헤쳐보는
간악한 원쑤앞에
어이 피하랴?!
가슴 죄우는
어려운 고비에서도
어머니는 하냥 태연하였으니
[강](ㅡ범한테 업혀가도
정신만은 차리랬다)
영민한 눈길
한뉘 살아온
가마목을 더듬더니
생각이 번---쩍
[강]ㅡ날래 이속에 들어앉소!
솥을 들며
재촉하는 소리
하여 아궁이속에
박대장의 가쁜 숨소리
저으기 사라지고
어머니의 재치있는 솜씨
예와 다름없이
솥을 가시고
쌀을 일어 안치고
그다음엔
아 그다음엔
아궁이에 불을 지펴넣었다
---------
(2)
사랑하는 독자들이여
놀라지 마시라
우리함께 숨을 죽이고
사선에 오른 주인공
운명을 살펴보자.
이슥하여 와지끈 탕탕
울바자 깔아넘기며
선불맞은 호랑이인냥
사무라이패 덮쳐들었다.
서리찬 설풍의
정원을 휩쓸고
피에 주린 날창끝에
회오리 치더니
소름을 끼치며
부엌으로 우르르
[박]-바가야로 어데로 숨겼어?
저린 발등에
불덩이 떨어졌으니
벼락치는 소리에
대들보도 흔들흔들
허나 어머니
뛰는 가슴 누르며
[강]-몰라요
온 일 없어요!
[박]-뭣이?
틀림없이 이 집이야!
[강]-아니,
온 일 없어요!
[박]-닥쳐, 낱낱이 수색해라!
화가 동한 졸개놈들
쌍심지 밝혀들고 뒤집는다
낟가리며 장독이며 감자굴이며-
지어 쥐굴마저
침질을 하였으니
정연한 울안은
삽시에 수라장되고
부엌문 지키는
어머니 마음
동지섣달 얼음강판되였으니
아슬아슬한 이순간
천년이런가 만년이런가-
팽팽한 시위줄마냥
분초는 흘러도
이리떼들의 눈깔이 뒤집혀도
아, 뉘 알리요
불지핀 나무에
불같은 심장이
숨쉬고 있을줄이야!
[박]-요 빨갱이종자들
네놈들을 모조리 멸종시킬테다!
환장한놈들에겐 법도 없었으니
날치는 독수리처럼
고이 잠든 어린것
마을앞 당나무아래 끌어내다
산더미같은 풋나무가리우에
기를 쓰는 어린것
덜렁 앉혀놓고
장교놈 성냥을 그어대며
[박]-헤헤헤,이름 못 댈가?
공산당이 어디 있소까?
운명은 마지막 어머니 심장의
대답을 재촉하거니
독자들이여, 우리 함께
고귀한 심장의
맥박을 듣자!
[강]-맏이도 둘째도
네놈들 손에 죽었다
우리 이런 일이 있을줄
언녕 짐작했었다!
파랗게 질린 어머니
이를 갈며 달려들었다
눈물도 말라버린
우묵한 자욱에 불길을 솟구며
달려들었다
[강]-모른다!
죽일테면 같이 죽여라!
철벽처럼 내미는
어머니 가슴앞에
피어린 군도가
번쩍 막아서며
[박]-흥, 천하에 지독한년!
다져진 눈길에
악에 찬 말마디 뎅강-
굴러덜어지기도전
아, 원통할손
나무가리에 벌써
불길은 솟는구나!
애어린 생명이
비명을 삼키며
흉흉한 불길이
원한의 불길이!
사람들이여
구원의 손길을 펴라
저주로운 저
불길을 꺼라!
하늘도 무너앉고
땅도 꺼지는 이 새벽---
마지막 남은 혈육,
애중한 심장을
도리운 어머니
컴컴한 칠칠한 머리우에
이순간 백설이 얼어붙고
기구한 운명이
첩첩한 재난속에
찢기고 쇠진한 가슴에선
하늘에 사무치는 원한
폭탄되여 터졌는가
어머니 웨치며 부르짖으며
총창앞에 쓰러졌다
어머니ㅡㅡㅡ
어머니ㅡㅡㅡ
독자들이여
눈물을 거두시라
일후의 모든 이야기
더는 묻지 말으시라
이제 마지막 다급한 고비에
뛰여내린 어린것이
어떻게 다시
날창에 찔리여
불무지에 들었으며...
혼미했던 박대장이
어떻게 깨여났으며
멈추었던 어머니 심장이
어느 지성인의 손길에
소생되였으며
참상을 본 나을사람들 심장속
분노의 심장속에
그 무엇을 간직했는가를 ㅡㅡㅡ
(3)
밤
고요한 밤,
기암준령은 병풍으로 에두른
섣달-----
산촌의 고요한 밤
사락사락-----
눈덮인 발구길을 다지며
수없는 대렬은
산으로 산으로
언 땅을 톺아올린
원한의 무덤우에
꽃필 날이 오리라
손가락 깨물어
영별을 고하고
보복의 홰불로
어둠을 태우며
승리의 찬가
소리높이 부르며
불패의 대오가 나아가거니
아, 영광이 있으라
구김없는 이 땅의 심장이여!
1958.